최근 격변하는 중동지역 현안들에 대해 소극적으로 대응하고 이란과 가까워지려는 미국의 움직임에 불만을 품은 대표적인 친미국가 사우디의 대미 외교정책에 변화의 조짐이 불고있는 가운데 지난주 전 주미대사를 역임했고 현재는 국가안전보장위원회 사무총장 겸 정보국장을 겸임하고 있는 반다르 빈 술탄 왕자의 인터뷰가 화제를 모은 바 있습니다. 미국의 충견이라는 소리를 들을 정도의 대표적인 친미파 인사인 그가 유럽 외교관들 앞에서 미국을 성토하는 발언을 했으니 말이죠. 그와 관련된 기사 중에 국가안보위원회를 국가정보원격이라고 소개한 기사가 있어 호기심에 좀더 찾아보게 되었습니다. 사우디의 국가정보원격에 해당하는 사우디 정보국 (무캇바라)에 대해서 이미 포스팅한 바가 있고, 그 성격이 같을 리는 없을테니까요. ([사회] 사우디의 국가정보원, 사우디 정보국 "무캇바라" 참조) 그렇다면 사우디 국가안전보장위원회는 어떤 오직일까요?
사우디 국가안전보장위원회 (Saudi National Security Council/ 아랍어: مجلس الآمن الوطني السعودي/이하 국가안보위원회)는 사우디아라비아의 국가안보, 정보/사정, 외교정책 전략을 조정하는 총괄조직으로 2005년 압둘라 빈 압둘아지즈 알 사우드 국왕이 취임한 후 신설된 협의체입니다. 초대 사무총장 겸 현 사무총장은 1983년 10월부터 2005년 9월까지 주미 사우디대사를 역임했던 반다르 빈 술탄 왕자가 맡고 있으며, 지난 8월 6일부터는 그의 한참 어린 이복형제이자 장관급 부국방장관인 살만 빈 술탄 왕자 (1976년생)가 부사무총장에 지명되어 그를 보좌하고 있습니다. 사우디 왕실 내 국부 압둘아지즈 국왕의 손자 세대들 중 상당히 어린 축에 속하는 그를 정부 내 핵심요직 중 하나인 국방장관으로 승격될 수 있는 부국방장관 겸 국가안보위원회 부사무총장에 지명한 것은 훗날을 대비한 세대교체의 포석 중 하나로 보여집니다. 현재 차기 왕위후보군으로 유력한 손자 세대 왕자들이 아버지뻘인 1950년대생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말이죠. ([정치] 무타입 왕자의 장관 승격으로 본 유력 차기 승계후보들... 참조)
설립 배경
국가안보위원회는 중동지역의 주요한 저정학적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새로 부임한 압둘라 국왕에 의해 취임 2개월반만인 2005년 10월 16일 설립되었습니다. 지난 2003년 미국의 이라크 침공과 점령을 통해 중동지역이 "재건, 세계화와 국제정세 개편"의 중심지가 되면서 미국의 개입, 장기집권하던 아랍독재정권들의 불안요소 태동, 미국에 밀려나면서 아랍 각국 정권을 위협하면서 더욱 격렬해진 알까에다 등 이슬람원리주의 무장세력들과의 전쟁, 사우디의 아성에 도전하는 카타르의 도약 등 전통적인 지역내 역학관계가 뒤틀어진 복합적인 격변기 속에 이슬람 세계의 지도국가이자 세계 에너지 정책의 중심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로서는 자신들의 대응전략을 종합적으로 조정할 필요가 생겼기 때문입니다.
역할
국가안보위원회는 사우디 국내, 아랍지역, 국제정세의 급격한 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국가안보와 관련된 사우디의 국내외 정책들을 조정하기 위한 조직기구로 형성되었으며, 전쟁을 선포하고 국가안보를 위협하는 행동에 관여할 경우 보안기관들을 사찰할 권한을 가지고 있습니다. 특히 보안기관에 대한 사찰권한은 권선징악청이나 종교경찰을 포함한 일부 핵심기관들이 알까에다에 의해 침투당했다는 의심을 받게되면서 이들을 감시할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주어지게 되었습니다.
구성
국가안보위원회는 국왕 겸 총리가 회장을, 왕세제 겸 부총리가 부회장을 맡으며, 위원회의 업무조정은 위원장이 맡고 있습니다. 그 외 위원회 멤버들은 아래와 같습니다.
회장: 압둘라 빈 압둘아지즈 알 사우드 국왕 겸 총리 (1924년생)
부회장: 왕세제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 사우드 왕자 겸 부총리 겸 국방장관 (1935년생)
사무총장: 정보국장 반다르 빈 술탄 빈 압둘아지즈 알 사우드 왕자 (1949년생)
부사무총장: 부국방장관 살만 빈 술탄 빈 압둘아지즈 알사우드 왕자 (1976년생)
회원: 내무장관 무함마드 빈 나이프 빈 압둘아지즈 알 사우드 왕자 (1959년생)
외무장관 사우드 빈 파이살 빈 압둘아지즈 알 사우드 왕자 (1940년생)/ 1975년부터 외무장관을 맡고 있는 세계 최장수 외무장관
사무총장은 위원회가 설립되면서부터 지금까지 정보국장 반다르 빈 술탄 빈 압둘아지즈 알 사우드 왕자가 맡고 있습니다. 사우디 외교정책의 가장 중요한 파트너가 미국이라는 사실을 감안하면, 20년 넘게 주미 사우디 대사를 맡으면서 미국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해 온 반다르 왕자가 적임자였을 것으로 보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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