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CC/사우디

[사회] 사우디 국영 일간지 사상 첫 여성 편집장 탄생!

둘뱅 2014. 2. 17. 17:22

(칼리드 알마이나 전임 편집장의 이임사가 실린 사우지 가젯트지 2월 14일자 1면 캡처)



사우디의 영자 일간지인 사우디 가젯트지는 사우디 역사상 최초로 여성 편집장 (Editor-in-chief)을 임명했다고 언론들이 보도했습니다. 가부장제 사회가 유지되고 있는 극보수적인 나라 사우디에서 이례적인 "역사적인" 움직임이자, 2010년대들어 급향상되고 있는 사우디 여성들의 사회진출과 영향력 증대를 보여주는 한 예이기도 합니다....(그러니 운전도 쫌!!!!!)


사우디 가젯트지는 편집장을 역임하고 있던 칼리드 알마이나를 대기자 (Editor-in-Large)로 임명하고, 그의 후임으로 부편집장이었던 소마이야 자바르티를 편집장에 선임했습니다. 사우디 내 잡지들 중에서는 여성 편집장을 둔 적이 있지만, 국영 일간지가 여성 편집장을 임명한 것은 그녀가 처음이라고 합니다.


(사우디 가젯트의 새 편집장 소마이야 자바르티)


사우디 가젯트의 새로운 편집장이 된 소마이야 자바르티는 2011년 사우디 가젯트로 이직하기 전까지 경쟁지인 아랍뉴스에서 근무했으며 사우디 일간지의 첫 여성 부편집장으로 9년 이상을 역임한 바 있는 베테랑 여성 언론인입니다. 


그녀는 알아라비야 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자신의 행동이 하나의 선례로써 다른 사우디 여성들에게 영향을 끼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사우디 일간지 사상 첫 여성 편집장 자리에 오른 것에 두배의 책임감을 갖고 있으며, 자신의 편집장 취임이 성공이 아니라 자신의 영향을 받아 동료 사우디 여성 언론인들이 편집방향 등을 결정할 수 있는 다른 중책을 맡는 걸 보기 전까지는 진정한 성공이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그녀는 칼리드 알마이라로부터 자리를 인계받아 2월 17일자부터 신문의 편집장 자리에 이름을 올리게 됩니다. 


그녀는 부편집장으로 근무하면서 성차별이나 인종차별주의의 영향을 받지 않았기에 후임으로 선임된 것으로 알려졌으며, 사우디 가젯트는 여성이 대다수를 차지하는 20명의 기자 (남성 3명, 여성 17명)와 주로 남성이 차지하고 있는 컨텐츠 편집자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사우디 가젯트의 전임 편집장이자 현 대기자, 칼리드 알마이나)


전임 편집장인 칼리드 알마이나는 자바르티의 편집장 취임을 "역사적인" 움직임이라 평가하면서 자신의 이임과 사우디 가젯트에 불은 새로운 변화에 대해 2월 14일자 1면에 올린 이임사를 통해 확인해 주었습니다. (그의 이임사는 링크!


그는 소말리야 자바르티가 아랍어나 영어 신문을 포함한 사우디 일간지 사상 첫 여성 편집장이 되었으며, 사우디에서 여성 편집장의 등장은 중요한 업적이라고 말하면서 "사우디 여성이 남성 중심의 성역인 편집장이 되는 것"을 보는 목표를 오랫동안 가지고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그는 알아라비야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그녀의 성이 자신의 후임자로 임명하는데 영향을 끼치지 않았으며, 그녀가 그럴만한 자격이 있기에 임명한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그는 또한 신문의 "위대한 경쟁자"는 신임 편집장에게 무언가 "큰 도전"이 될 것임을 입증하게 될 트위터라고 주장해 왔었습니다. 


트위터는 최근 사우디에서 가장 인기있는 SNS 매체로, 사우디는 트위터 입장에서도 전세계에서 가장 핫한 시장 중 하나입니다. 사우디 언론들이 국내에서 금기시하는 민감한 주제들을 정면으로 다루기 힘든 반면에, 페이스북보다 더욱 익명성 뒤에 자신을 감출 수 있는 트위터를 통해 정부에 대한 신랄한 비판 등 대안 매체로서의 기능을 충실히 해오고 있으며, ([사회] 사우디의 불편한 진실을 논하는 파워 트위터리안 "무즈타히드" 참조) 리트윗을 통한 정보 확산은 다른 언론매체보다 월등히 빠르기 때문입니다. ([인터넷] 한국블로그에서 소개해서 당황하셨어요? 사우디 트위터리안의 위력, 알힐랄팬들의 진격의 리트윗질! 참조) 이에 부담감을 느낀 사우디 정부는 한때 트위터에 본인 인증제 도입을 검토하기까지 했었을 정도로 ([인터넷] 사우디는 트위터 유저들의 익명성을 없애기 위해 본인 인증제 도입 검토중?! 참조) 사우디 내에서 트위터의 영향력은 다른 SNS에 비할 바 없이 막강한 것이 현실입니다.


칼리드 알마이나는 2012년 4월부터 2014년 2월 13일까지 사우디 가젯트의 편집장을 맡아왔으며, 경쟁지인 아랍뉴스에서 두 차례 (1982~1993년 & 1998~2011년) 편집장을 역임한 바 있는 베테랑 사우디 언론인입니다. 



참조: "Saudi Gazette appoints kingdom’s first female newspaper editor" (Al-Arabiy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