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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사우디, 제2부총리 무끄린 빈 압둘아지즈 왕자를 부왕세제로 지명!

둘뱅 2014. 3. 28. 01:56



사우디 왕실법원은 사우디 국영TV 방송을 통해 현재 제2부총리 겸 국왕 특별 자문역 및 특사를 맡고 있는 무끄린 빈 압둘아지즈 알 사우드 왕자를 부왕세제 (Deputy Crown Prince)로 지명했다고 발표했습니다. 그는 제2부총리직을 유지하면서 부왕세제를 맡게 됩니다. 


압둘라 국왕의 칙령에 따르면 무끄린 왕자를 부왕세제로 지명하는 것에 대해 찬반을 묻는 압둘라 국왕과 살만 왕세제가 개최한 승계 위원회에서 4분의 3을 넘는 대다수의 승계 회원들이 그의 부왕세제 지명에 동의했고, 지명이 결정된 후 모든 회원들이 그에 대한 충성 맹세 (무바야아)를 끝냈으며, 무끄린 왕자를 부왕세제로 지명한 결정이 번복되거나 다른 이로 대체될 일은 없다고 확언하였습니다.


1949년생인 무끄린 부왕세제 겸 제2부총리는 압둘아지즈 국왕과 그의 열아홉번째 부인인 바라카 알 야마니야 사이에서 외동아들로 태어났으며, 압둘아지즈 국왕의 37명의 아들 중 35번째 아들이자 생존한 왕자들 중 가장 어린 왕자 (그 밑으로는 하무드 왕자 1947~1994와 질루위 싸니 (2) 왕자 1952~1952가 있었다고 한다.)로 압둘라 국왕 (1924년생), 살만 왕세제 (1935년생)에 이어 공식적인 왕실 서열 3위가 되었으며, 왕세제 유고 시에는 왕세제로, 국왕과 왕세제가 동시에 공석, 또는 유고시에는 국왕에 오르게 됩니다. 


복잡한 승계구조를 정리하겠다며 왕실 내 충성 위원회를 설치하고도 술탄 왕세제, 나이프 왕세제 등의 사망으로 인한 갑작스런 유고로 인해 그간의 왕세제 임명 과정에서 위원회를 열지 않아 위원회의 유용성에 대해 비판을 받아왔던 압둘라 국왕은 시간에 쫓기지 않고 여유있게 회의를 소집하여 무끄린 왕자를 부왕세제로 지명하면서 지지를 묻고 충성맹세를 받는 정식 과정을 거쳤습니다. 이로써 무끄린 부왕세제는 왕위계승 후보에 오른 압둘아지즈 아들대의 마지막 왕자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정치] 술탄 왕세제 서거로 본 사우디 왕권 승계 절차 및 주요 후보군들 참조)


끄린 왕자는 왕실 내 압둘라 국왕의 측근으로 압둘라 국왕 취임 이후 무캇바라 (사우디 정보국-[사회] 사우디의 국가정보원, 사우디 정보국 "무캇바라" 참조) 국장, 국왕 특별 자문역을 맡으며 왕실 내 정치적 입지가 강화되었으면서도 왕위 승계구조에서는 크게 주목받지 못했으나, 지난 해 2월 고 나이프 왕자가 왕세제로 지명되었던 2011년 10월 이후 공석이었던 제2부총리에 지명되면서 갑작스럽게 유력 차기 승계 후보로 부상하였습니다. ([정치] 무타입 왕자의 장관 승격으로 본 유력 차기 승계후보들... 참조) 그는 파하드 전 국왕, 압둘라 현 국왕, 고 술탄 왕세제, 고 나이프 왕세제에 이어 역대 다섯번째 제2부총리입니다. 압둘라 국왕과 살만 왕세제 부재시 국정을 대행하는 제2부총리가 되면서 굳혀진 그의 입지는 제2부총리에 지명된지 14개월 만에 부왕세제로 격상되면서 더욱 공고해졌습니다. 


최근 손자 세대 왕자들을 요직에 앉히면서 자신의 아들들에게도 요직을 맡겨 경험을 쌓도록 하고 있는 압둘라 국왕은 자신의 정책철학을 잘 알고 있을 무끄린 왕자를 부왕세제로 지명하면서 최근의 점진적 개혁기조를 지속적으로 유지하고 사우디의 잠재적 불안요소 중 하나인 왕권 승계의 불안정성을 해소하면서 향후 몇십년간의 왕권 승계 구도를 안정화시켰습니다. 압둘라 국왕의 갑작스런 부왕세제 지명은 90대로 초고령인 자신은 물론, 최근 몰디브를 비롯한 아시아 지역 순방을 마치며 건재함을 과시한 살만 왕세제의 건강도 다양한 루머가 돌 정도로 그다지 좋지는 않기에 언제 유고가 발생해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아울러 지금까지의 전례 상 다음 왕세제, 혹은 국왕 승계로 이어졌던 제2부총리라는 자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부왕세제라는 직위를 신설하면서 "결정이 번복되거나 다른 이로 대체될 일도 없다"는 문구가 따로 추가된 것은 다음 후계자가 누가 될 것인가에 대한 다른 해석을 원천봉쇄하면서 왕실 서열 1, 2위의 동시 공백으로 인한 비상 상황 발생 시에도 안정적으로 대리인, 혹은 계승자를 미리 지정하여 다음 계승자를 놓고 왕실 내에서 충분히 발생할 수도 있는 혼란을 미연에 방지하려는 압둘라 국왕의 정치적 결단이 반영된 것입니다. 압둘라 국왕이나 무끄린 부왕세제 역시 사우디 왕실 내 최대 지분을 가지고 있는 수다이리 파벌이 아니기에 불안요소는 남아있습니다만...



참조: "السعودية: مقرن بن عبدالعزيز ولياً لولي العهد" & "Saudi Prince Muqrin named deputy crown prince" (Al Arabiy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