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CC/사우디

[경험담] 사우디에서의 술 (2000)

둘뱅 2005. 12. 15. 22:44

  개인적으로는 무척이나 술을 좋아하는 편입니다... 가끔 필름이 끊겨서 문제기도 하지만...^^ 보통은 저녁먹으면서 반주삼아 소주 한두병씩 즐기는 편인데, 이곳에선 그걸 맘대로 못하는게 가장 아쉬운 점 중에 하나였답니다... 

   이슬람에서는 인간의 정신을 혼동스럽게 만든다 하여 음주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술이란게 마시면 몸에서 열나게 만든다는 걸 생각해보면, 가뜩이나 뜨거운 지방에서 술을 금지하는 것도 어쩌면 당연한 일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그러나.... 인간이라는게 하지 말라는 일은 더 하고 싶어하는 마음이 있죠... 그러한 욕망은 이곳 사람들도 마찬가지일 겁니다... 아무리 술을 금지하는 이슬람이라고는 하지만, 이집트하면 "스텔라" 맥주를 연상시키는 사람들이 많을 정도로 몇몇 나라에서는 그 나라만의 지방색있는 맥주가 유명하기도 할뿐더러 공식적으로 주류판매를 허락한 곳들이 많습니다... 여자랑 술을 같이 마시는 곳들도 있구요... 뭐.. 술 먹고 문제를 일으키면 아무래도 곤란하겠지만... 

   이곳 사우디는 공식적으로는 금주 국가이지만, 암시장을 통해 암암리에 거래가 되고 있답니다... 양주도 물론 거래가 되지만, 쉽게 먹을 수 있는 술은 "싸대기"이라는 술입니다... 정확한 알콜농도는 알려져 있지 않지만, 50도를 상회하는 걸로 알고 있답니다.. 일종의 과실주인데, 다른 음료와 섞어마시는 편이죠... 소주 한두병씩 마셔서 멀쩡한 사람들도 이 술은 한병을 마시는게 쉽지 않을 정도로 상당히 독한 편입니다... 그 다음날 후유증이 엄청나거든요... 그래서 한국사람들은 "싸대기"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이 술도 급수가 있어서 좋은 술은 많이 마셔도 뒷탈이 크게 안나기도 하지만, 나쁜 술은 거의 메칠 알콜과 같다고 합니다... 조그만 마셔도 그 다음날 죽음이죠...  

   왜 오늘따라 술 얘기냐구요??? 방금 전에 꼬임에 넘어가서 한잔 마셨거든요... 갑자기 소주마시고 싶은 생각이 간절히 나서 술 얘기를 해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