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 이야기/여러 생각들...

[추태] '꼴불견 한국인' 이제 그만! (경향신문에서 퍼옴)

둘뱅 2006. 8. 2. 10:44

   모 개그맨이 "한국에서 안 되는게 뭐있니?"란 유행어를 히트시켰지만, "외국에선 안 되는게 분명 있다..!" 하지만, 아직도 해외를 방문하는 많은 사람들은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르라.!"는 단순한 진리를 전혀 생각지도 않는데서 이런 문제가 발생한다... 그 차이를 이해 못한다면, 이런 해프닝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 생각한다...

 

===============================================================

   지난 한해 우리나라 국민의 해외방문자 수가 최초로 1천만명을 넘어섰다. 국민 5명 중 1명이 해외를 찾은 셈이다. 관광선진국이라 할 만한 수치. 하지만 여행문화는 아직도 후진국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겨울 모처럼 휴가를 얻어 처음으로 해외여행을 떠났던 양민순씨(38)는 태국 현지에서 황당한 경험을 했다.

   여행 첫날, 옵션으로 정글투어를 신청한 양씨는 1시간 거리에 위치한 목적지까지 버스로 이동했다. 버스에는 양씨 가족 외에 50대 남자 3명과 다른 한 가족이 동승했다. 그런데 50대 남자들은 버스 안에서 버젓이 담배를 피워댔다. 아이들이 담배연기에 콜록거려도 그들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돌아오는 길에는 한술 더 떠 술까지 마시며, 마치 버스를 전세낸 양 소란을 피웠다.
 
   아이들과 함께 있던 터라 그 자리에서 화를 내지 못한 양씨는 숙소에 돌아와 곧바로 여행사 직원에게 항의했다. 하지만 여행사 직원은 “그들이 여행사 VIP 고객이라 어쩔 수 없었다”는 궁색한 변명만 늘어놓았다.

   양씨가 겪은 사례는 그나마 양호한 편이다. 해외여행지에서 벌어지는 웃지 못할 꼴불견은 한두가지가 아니다.

   출발 때부터 마시기 시작해 술병을 끼고 다니는 여행객도 그중 하나. 술이 없으면 잠이 오지 않는다는 이유로 비행기에서부터 술을 마셔대기 시작해 여행 내내 붉은 얼굴로 술 냄새를 풍기며 다른 사람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해외에서 ‘돈 주고는 절대 화장실을 가지 않는 것’을 철칙으로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자연적인 생리현상을 돈 주고 해결한다는 게 아깝다는 얘기다. 이들은 동전을 넣고 통과하는 화장실 체크 가드를 무시한 채 ‘당당히’ 기어서 출입하고, 아이들은 번쩍 들어 넘겨준다. 여기까지는 그나마 봐줄만 하다. 화장실 옆에서 노상방뇨하는 어글리 코리안도 숱하다.

  
패키지 여행 때 짜여진 스케줄에 관계없이 자기 멋대로 행동하는 여행객도 꼴불견 사례에서 빼놓을 수 없다. ‘아침잠이 많아서’ ‘전날 과음을 해서’ 등 온갖 이유로 시간을 지키지 않아 일행의 소중한 시간을 죽이는 것. 이러한 부류의 사람들은 대개 헝클어진 모습으로 나타나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 없이 아침식사까지 꼭 챙겨 먹는다는 게 한 여행사 직원의 귀띔이다.또 한국인의 ‘공짜 사랑’은 이미 해외에서 악명이 높다. 호텔에서 제공하는 아침식사를 들면서 하루종일 먹을 간식거리를 챙기는 것은 기본. 별 필요도 없는 설탕봉지까지 주머니에 담기 일쑤다. 외국 호텔 관계자들 사이에 “한국 사람들이 아침식사를 한 후에는 음식이 거덜난다”는 ‘경계령’이 내려질 정도다.

   이밖에 비행기 여승무원을 비서처럼 대하는 것이나 현지 골프장 캐디에게 막말을 하는 행동, 유적지에 낙서를 하는 행위 등도 국내외를 불문한 꼴불견 사례다.한편 여행을 잘 다녀온 뒤 사소한 꼬투리를 잡아 배상을 받아내려는 이들도 있다. 인터넷 덕을 톡톡히 보는 사례. 만약 여행사측에서 배상을 해주지 않으면 홈페이지에 글을 올려 퍼뜨리겠다고 ‘협박’하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허니문여행을 다녀온 한 커플은 호텔의 베개 사이즈를 트집잡아 20만원 상당의 현물을 배상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행업계의 한 관계자는 “과거에 비해 한국인의 여행문화가 나아지고 있지만 남을 배려하는 선진의식은 아직 한참 멀었다”면서 “본격적인 해외여행 시즌을 앞두고 여행사들도 해외에서 지켜야 할 에티켓 교육을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윤대헌기자 caos999@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