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 울라] 돌아가는 길, 그리고 1박 2일의 여정을 마치며...

둘라의 마다인 살레 유적지 탐방기

01. 멀고도 헤맸던 알 울라로 가는 길, 그리고 얼떨결에 발견한...

02. 마다인 살레 호텔에서의 하룻밤, 그리고 방문허가 받기

03. 사우디 최초의 세계 유산 마다인 살레는 어떤 곳일까?

04. 마다인 살레 (1) 무덤 유적들...

05. 마다인 살레 (2) 메카에서 이스라엘을 이었던 히자즈역의 흔적..

06. 마다인 살레 (3) 나바테안인들은 어떻게 물을 저장했었을까?

07. 마다인 살레 (4) 까스르 빈트와 그 주변의 풍경

08. 마다인 살레 (5) 홀로 외딴 곳에 독야청청 서 있는...

09. 마다인 살레 (6) 내부가 넓었던 어떤 무덤

10. 마다인 살레 (번외) 가이드 추천 포토 존~!

11. 황폐화된 과거의 흔적 알 울라 옛마을

12. 알 울라 옛마을을 지키던 알 울라성, 그리고 위에서 보는 풍경..

13. 돌아가는 길, 그리고 1박 2일의 여정을 마치며...

 

짧지만 힘들했던 여정을 마치고 젯다로 돌아갑니다.

 

얀부에서 알 울라까지의 길을 아무 것도 볼 수 없는 어두운 밤길을 달렸기 때문에 같은 도로를 달리고 있는데도 아는 길이 나올 때까지는 새로운 길을 달리는 듯한 낯선 느낌이 들어 불안하기만 했습니다. 이러다 또 헤메는거 아닐까...하는 불안감이랄까요...

 

30분 정도를 헤메다 결국 얀부로 가는 길을 알려주는 도로 안내판을 봤을 때의 반가움은 말로 설명하기 힘든 기쁨이었습니다. 주위에 펼쳐진 산을 배경으로 낯선 길에 길을 찾을 때까지 헤메는 동안 지나가는 차는 그야말로 손에 꼽았거든요.

 

하지만, 일단 아는 길에 합류해서는 그냥 밟기 시작했습니다. 워낙 단조로운 직선도로라 부담없이 밟을 수 있었죠....

 

 

(평균 140km로 달리면서 주변의 풍경을 아이폰으로 담아봤습니다...)

 

 

 

혼자서 알 울라를 다녀온 건 어찌보면 무모한 여정이기도 했습니다. 왜냐하면 메디나에서든, 얀부에서든 알 울라까지 가는 길은 위험하거든요.

 

약 400~500km의 구간동안 통행량이 적은 건 둘째치고 인적이 거의 드문 길이기 때문입니다. 무슨 의미냐면 도로에서 사고가 났을 때 외부로부터의 도움을 받기가 힘들다는 겁니다. GPS 좌표라도 같이 볼 수 있지 않는 한 위치를 설명할 방법이 없거든요. 몇 십키로 가야 겨우 민가가 나오는 외길이기에 내가 어디에 있는지 전화를 걸어 도움을 요청하기도 힘들고, 지나가는 차량으로부터 도움을 받기 힘들 수도 있습니다. 지나가는 차량 자체가 적으니까요...

 

지역적 특성 때문에 공권력이 제대로 미치지 못하는 구간이기도 합니다. 얀부에서 알 울라로 가는 450km 도로에 제대로 된 검문소는 하나 밖에 없었습니다. 2~300km를 순찰돌 수도 없는 노릇이기도 하구요.

 

이러한 맹점을 이용하여 외국인 상대로 날치기 하는 사우디인들이 있다고들 합니다. 외국인 차량을 발견했을 경우 돌을 던지거나 조랑말등을 도로에 밀어넣어 사고를 내게 만든 후 정신을 잃은 사이 털어가는 수법을 사용한다고 합니다. 정신을 잃은 시간이 길어질수록 더 큰 위험에 노출되리라는 건 불을 보듯 뻔한 일이겠지요.

 

공권력이 제대로 닿을 수 없는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그만큼 더 철저하게 신원을 파악하거나 경찰관이 직접 에스코트 해주는 경우가 있다고 합니다. 최소한 외국인의 이동정보를 알고 있어야, 만일에 문제가 생겼을 때 그만큼 범위를 좁혀 추적해나갈 수 있을 테니까요. 얀부를 통하는 길보다는 매디나로 가는 길을 이용할 때 특히 경찰의 에스코트가 이뤄진다고 합니다.

 

관광지로서 매력은 있으나 이러한 접근성의 제약을 극복하고자 현재 알 울라에 공항을 만들고 있습니다. 공항이 개항하게 되면 알 울라도 좀더 쉽게 다다갈 수 있는 곳이 되지 않을까 싶네요... 무엇보다 차량없이는 제대로 볼 수 없으니 렌트카 업체들이 재미를 보겠네요....^^

 

갈 때는 헤메느라 거의 14시간을 허비했지만, 올 때는  얀부로 가는 길을 빠르게 내려왔기에 7시간만에 젯다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젯다 숙소에 도착하니 그새 지쳐 멍 때리게 되더군요... 그래서 연휴 마지막인 그 다음날에는 쉬었습니다... CF메모리 리더기만 있었으면 완전히 푸욱 쉬었을텐데, 사러 나돌아댕기느라 오후엔 제대로 쉬지 못했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