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라의 마다인 살레 유적지 탐방기
01. 멀고도 헤맸던 알 울라로 가는 길, 그리고 얼떨결에 발견한...
02. 마다인 살레 호텔에서의 하룻밤, 그리고 방문허가 받기
03. 사우디 최초의 세계 유산 마다인 살레는 어떤 곳일까?
05. 마다인 살레 (2) 메카에서 이스라엘을 이었던 히자즈역의 흔적..
06. 마다인 살레 (3) 나바테안인들은 어떻게 물을 저장했었을까?
07. 마다인 살레 (4) 까스르 빈트와 그 주변의 풍경
08. 마다인 살레 (5) 홀로 외딴 곳에 독야청청 서 있는...
12. 알 울라 옛마을을 지키던 알 울라성, 그리고 위에서 보는 풍경..
13. 돌아가는 길, 그리고 1박 2일의 여정을 마치며...
아침 8시반에 출발하여 한번 길을 헤멘 후에 밤 10시쯤 도착한 알 울라.
무계획으로 떠났던 만큼이나 호텔은 알아보지도 않고 떠났지만, 막상 도착하니 호텔을 찾기가 어렵지는 않았습니다. 길거리 곳곳에 두 개의 호텔 광고판이 걸려있었거든요. 이름이 잘 생각 안나는 알 울라 머시기 호텔과 마다인 살레 호텔. 알 울라 동네를 한바퀴 둘러본 후 마다인 살레 호텔로 가기로 결정했습니다. 선택한 이유는 정말 단순했습니다. 길거리에 전화번호와 함께 안내 표지판이 가장 많이 눈에 띄었거든요...^^
길가던 행인에게 길을 물어 찾아간 호텔. 호텔의 조명 외에는 깜깜했던 지라 순간 멍 때리고 있었습니다. 호텔 이름이 적힌 전광판은 저 위쪽에 보였는데, 정작 그 길로 가는 길은 없고 호텔은 다른 쪽에 있었거든요.... (이유는 아래에 밝혀집니다.)
일단 체크인을 하는데 이까마 카피해주는 것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이것저것 물어봅니다. 무슨 취조 당하는 기분이네요...
1) 여기엔 왜 오셨습니까? => 뭐... 당연.. 마다인 살레를 보러 오긴 했는데... 허가 문제가 어떻게 되는지 잘 몰라서 보고 갈 수 있을지 헷갈리긴 하네요...
2) 어디에서 어떻게 오셨죠? => 젯다에서 차끌고 왔습니다;;;;; (가뜩이나 길치가 초행길에 길 헤메느라 무려 14시간을 허비했다능!!!!!)
3) 어떤 길로 오셨어요??? 매디나? 얀부? => 얀부 통해서 왔습니다만....
어떻게 이동했는가까지 확인하는 이유는 매디나에서든 얀부에서든 알 울라로 오는 길이 그만큼 위험한 길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수백키로에 달하는 도로가 드문드문 있는 인가를 제외하면 도로 밖에 없기 때문에 경찰이 항상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는 사실상 치외법권 지역이기도 하거든요. 만약 그 길에서 사고가 났을 경우 당장 조치를 받기도 힘들 뿐더러 이동 중에 실종되어 버리면 찾을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이런 약점을 이용한 산적같은 넘들도 있다고 하네요... 외국인 차량이 이동할 경우 조랑말을 길로 내보내거나 돌을 집어던져 사고를 유발시킨 후 정신없는 틈을 이용하여 도둑질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고 합니다. 그렇게 될 경우 행선지를 아는 사람이 없으면 그야말로 무방비로 방치되어 더 나쁜 일을 당할 수도 있을테니까요.
그래서 다녀오신 분들 중에는 메디나까지 경찰의 미행 비스무리한 에스코트를 받으며 다녀오신 분들도 있다고 하네요. 전 이런 길을 그냥 무작정 다녀왔던 겁니다.. 이드 기간이라고 검문소마저 경찰들이 없었을 정도니 머... (간땡이가 부은 거겠죠???ㅋㅋ)
체크인을 하면서 방문허가 문제에 대해 문의를 하니 사전에 리야드에서 허가를 받고 와야 한다고 합니다... (역시 안되는 것인가...) 뒤늦게 알아보느라 이드 때문에 리야드가 문을 닫아서 그냥 와본 것이라는 상황을 설명하며 그래도 어떻게 방법이 없을까??? 라며 두어차례 계속 물어보니 첨에는 안된다고 하던 호텔 직원의 반응이 살짝쿵 달라지기 시작합니다 "마다인 살레 보러 멀리서 혼자 오셨는데, 그냥 가시면 안되죠... 내일 아침에 출발하는 투어가 예정되어 있거든요. 가이드 선생님께 알아보고 말씀드릴께요!!!" (아싸!!! 희망이 보인다!!!)
하루 숙박료 235리얄 (세금 포함인듯...) 일단 방에 들어가 짐을 풀고 방을 찾아 갑니다. 멀리 갈 필요도 없이 가까운 곳에 있네요.
(바로 첫번째 보이는 좌측문??? ^^)
일단 방에 들어가니 방이 따뜻하고 깔끔한 느낌입니다만... 조금 낡았는지 몇 발자욱 내딛으니 바닥에 삐그덕 거리는 소리가 납니다... 게다가 방문은 자동으로 잠기지 않아서 직접 잠궈놓고 나와야 합니다. 에어컨도 역시 수동...
(에어컨을 밑에 다 설치하는 건 처음봤다....)
화장실도 깔끔하고 충분한 공간이 마련되어 있었습니다.....만, 욕조에 들어가니 역시 삐그덕 소리가 나네요... (그래요... 저... 무겁습니다;;;;;)
그나마 의외였던 건 위성방송이었습니다. 보통 호텔들 들어가면 두바이의 르 메리디엥 같은 고급 호텔도 정해놓은 채널만 시청할 수 있게 되어 있는데, 이 호텔의 위성 방송수신기는 그런 제한없이 스캔해 놓은 채널을 모두 볼 수 있게 해놓았더군요. 무슨 얘기냐 하면, 게스트 하우스 외엔 보기 힘든 KBS World와 Arirang 같은 한국어 채널도 자유롭게 볼 수 있다는 것이죠~!!!
(나름 대박!!! 위성방송 수신기!!!)
일단 짐을 풀고 샤워를 한 후 늦은 밤이었지만 저녁을 먹기 위해 호텔 식당을 찾았습니다. 스파게티와 칵테일 쥬스를 시켜놓고 자리에 앉아 기다리고 있는데, 체크인했던 직원이 나에게 다가옵니다. "음... 손님의 사정을 우리 가이드에게 얘기했더니 가능할 것 같다고 하네요. 직접 가서 문의해 보시죠..."
호텔 직원의 손에 이끌려 가이드가 앉아 있는 테이블로 갔습니다. 유창하게 영어를 구사하는 사우디 영감님이 가이드더군요. 이런저런 공치사를 곁들여 얘기하기 시작합니다... (원래 얘네들 이런거 좋아라 합니다!!!)
"원래는 리야드에서 방문허가를 받고 오셔야 하는데, 혼자서 멀리 오시기도 했고... 지금은 마침 (그런 허가를 받을 수 없는) 이드 기간이기도 하니까 허가문제는 제가 잘 처리해 드릴께.." 이러기에 속으로 쾌재를 부르며 되물었습니다. "얼마면 되겠습니까???"
그 가이드는 약 5초를 망설이다... "음... 다른 건 다 필요없고 딱 100리얄이면 됩니다...!!!" 어차피 먼길 온거 100리얄이 아까워서 못할 건 아니었으니 동의하고 몇 가지 기본 절차를 더 밟습니다. 차종과 차량 번호, 그리고 돌아갈 땐 어떤 길로 돌아갈 것인지...
기본적인 절차를 밟은 후 내일 아침 8시에 보자고 약속하고는 헤어집니다.
다음날 아침 전날의 무리한 운전 탓에 알람을 맞춰놓고는 일어나지 못해 7시반쯤 일어나서 부랴부랴 떠날 준비를 합니다. 짐을 싸서 체크 아웃을 하고 호텔 식당에서 간단한 아침식사를 주문하여 시간에 늦지 않도록 허겁지겁 먹었습니다만... 정작 8시가 되니 가이드는 보이는데 여행객들이 안 보입니다;;;;; 가이드에게 확인해 보니 한숨을 내쉬며 6시에 일어난 인도인 여행객들이 8시가 될 때까지 준비가 안되었다는 겁니다;;;; (허겁지겁 준비한 나는 뭥미???)
그래서 그들이 준비되는 동안의 짬을 이용해서 어제 보지 못했던 호텔 주위를 둘러보았습니다. 어제는 깜깜한 밤길을 달려와 주변 경치를 전혀 알 수 없었는데... 이런 동네에 와 있더군요....!!!
(호텔 로비 중앙에 위치한 마다인 살레의 상징물인 무덤의 형상.)
(이렇게만 차려 놓으면 손님맞이 준비는 끝!!! 이렇게 차려놓고 텐트 얹으면 그야말로 베두윈/대상 스타일!!!)
(호텔 정중앙에 위치한 식당의 한적한 아침 풍경... 마다인 살레 여행객들 외에 휴일에 일찌감치 일어날 사람들은 없으리라... 아니 손님이 얼마 없었을지도...)
(알고보니 바위산 밑에 위치한 호텔... 녹색의 잔디, 가로수와 붉은 바위산이 묘한 대조를 이룬다...)
어울리지 않게 미니 풀장도 있었습니다다.... 만.... 장식일 뿐, 물은 바닥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더러웠습니다...!
(풀장은 데코레이숀!!!)
(앞에 보이는 풍경도 산과 마을...)
(리셉션 카운터)
(호텔 내의 유일한 기념품점)
워낙 다른 여행객들이 모습을 보이지 않아 호텔 주변을 잠시 둘러보았습니다... 16GB 메모리 스틱을 방에 두고 4GB CF메모리만 들고 왔기에 찍을 수 있는 사진이 202장 밖에 안되서 아껴야 했는데도 말이죠...
(이것이 호텔의 입구)
(호텔 내 위치를 설명해주는 안내판. 빅 텐트와 방갈로???)
현대적인 객실 외에 전통 스타일로 준비된 텐트와 방갈로도 있었습니다... 그렇다고해서 완전 전통 스타일은 아니고 퓨전입니다. 방갈로마다 에어컨과 TV시청환경을 갖추었으니 말이죠...
(방갈로들... 낡은 에어컨의 뒷태도 보인다...)
어제 밤에 봤었던 호텔 안내판이 있는 곳으로 갈 수 없었던 이유!!!!
깜깜한 밤중에 녹색 안내판이 너무 가깝게 느껴졌었는데, 갈 수 없는 곳에 위치해 있었네요!!!!
(사진 중앙에 보이는 마다인 살레 호텔이 어제밤에 봤던 녹색의 그 간판이었다는;;;;;; 이러니 갈래야 갈 수도, 갈 필요도 없는 거였던거다...)
간단하게 둘러본 후 로비로 돌아와보니 같이 동행할 여행객들이 하나 둘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하면서, 담당 가이드는 경찰과 마다인 살레 방문을 위한 최종 확인을 하고 있었습니다. 몇 년전 이 곳을 여행하다 외국인 관광객이 죽었던 사건도 있고, 여러가지 의미에서 경찰이 호텔에서 유적지 내부까지 에스코트 해준다고 하네요. 그래서 가이드가 사전에 확보해 둔 여행객 정보를 최종 확인하고, 방문을 위한 절차를 밟고 있었던 겁니다.
"여기 사전승인 받고 온 관광객들과.... 사전 승인을 밟지 앉고 (무작정 찾아) 온 한국인 한 명....." 머 이런 소리가 들리더군요...^^
이런 절차를 다 마치고 무려 한 시간이나 늦은 아침 9시에 이번 여행의 최종 목표지인 마다인 살레로 떠났습니다...
(중앙의 호텔 로비를 중심으로 좌우로 길게 뻗은 마다인 살레 호텔의 전경. 물론... 투어 마치고 돌아가는 길에 담아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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